자금은 실제로 어떻게 넘어가는가?
부동산 개발사업에서 ‘브릿지론’과 ‘본PF’는 자금 흐름의 두 단계로 나뉜다. 이름은 비슷하지만 역할과 위험도는 전혀 다르다. 쉽게 말해, 브릿지론은 “시작을 위한 돈”, 본PF는 “사업을 굴리는 돈”이다. 이 둘을 명확히 구분해야 전체 구조가 보인다.
- 브릿지론의 개념
브릿지론은 말 그대로 ‘다리 역할’을 하는 자금이다. 토지를 구매하거나 초기 인허가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단기 대출이다. 이 단계는 아직 사업의 본격적인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, 금융기관 입장에서 위험이 높다. 그래서 브릿지론의 금리는 보통 본PF보다 높고, 대출 기간도 짧다. 시행사는 이 돈으로 토지를 확보하고, 인허가를 마친 뒤 본PF로 전환할 준비를 한다. - 브릿지론의 자금 조달 방식
브릿지론은 주로 저축은행, 캐피탈사, 투자조합 등이 참여한다. 이유는 리스크가 높기 때문이다. 은행권에서는 본PF 이전 단계의 사업을 꺼려한다. 대신 단기 자금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2금융권이나 사모 자본이 이 시장에 들어온다. 다만 브릿지론은 본PF로 전환될 때 자동 상환되도록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. 즉, “본PF가 승인되면 브릿지론을 갚는다”는 약속이 전제되어 있다. - 본PF의 개념
본PF는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 투입되는 자금이다. 이때는 토지 확보와 인허가가 이미 끝난 상태이기 때문에, 금융기관이 사업성을 판단하기 매우 쉽다. 자금 규모가 수백억 단위로 커지고, 대출 기간도 몇 년 단위로 늘어난다. 본PF 자금은 주로 공사비, 부대비용, 금융비용 등에 쓰인다. 분양이 진행되면 발생한 수익으로 원리금을 상환하고, 남는 금액이 시행사의 수익이 된다. - 본PF의 심사와 구조
본PF 대출은 은행이 주도한다. 이때는 단순한 대출 심사보다 훨씬 복잡한 ‘사업성 심사’가 진행된다. 분양률 전망, 책임준공 확약, 신탁사 자금관리 여부 등이 주요 항목이다. 또한 한 개 은행이 모든 금액을 부담하지 않고, 여러 은행이 ‘대주단’을 구성해 리스크를 나눈다. 본PF 실행이 확정되면, 기존의 브릿지론이 상환되고 새로운 자금 구조가 세팅된다. - 브릿지론과 본PF의 관계
브릿지론이 없다면 사업은 출발조차 어렵다. 하지만 브릿지론만으로는 완공까지 갈 수 없다. 브릿지론은 마치 “시동 거는 자금”이고, 본PF는 “엔진이 돌아가는 자금”이라고 볼 수 있다. 다만 브릿지론 단계에서 본PF 전환이 실패하면, 자금 회수가 막혀 사업 전체가 중단된다. 그래서 브릿지론 투자자들은 본PF 승인 가능성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. - 리스크 차이
브릿지론은 위험이 높고 금리가 높다. 짧은 기간 안에 본PF로 전환되지 않으면 손실이 커질 수 있다. 반면 본PF는 규모가 크지만, 담보와 보증이 확보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. 따라서 브릿지론이 ‘고위험·고수익’ 구조라면, 본PF는 ‘안정적·장기 구조’에 가깝다. - 정리
결국 브릿지론은 사업의 시동을 거는 초기 자금, 본PF는 완주를 위한 본격 자금이다. 두 단계가 끊김 없이 이어져야 개발사업이 정상적으로 굴러간다. 금융기관은 이 과정에서 리스크를 관리하고, 시공사와 보증기관은 신뢰를 제공한다. 이 세 축이 맞물려야 비로소 PF는 돌아간다.